"임산부용 단백질셰이크"...임신한 연인에 낙태약 먹인 미 사관생도

이은 기자
2026.11.03 14:07
임신한 여자친구에게 진정제가 든 음료를 마시게 한 뒤 강제로 낙태약을 강제로 투여해 유산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미국 육군사관학교 전 생도가 유죄를 인정한 가운데 피해 여성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공식 홈페이지

임신한 여자친구에게 진정제가 든 음료를 마시게 한 뒤 강제로 낙태약을 투여해 유산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미국 육군사관학교 전 생도가 유죄를 인정한 가운데 피해 여성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 웨스트포인트 생도 케일럽 서씨는 2022년 당시 여자친구였던 여성 생도 A씨에게 약물을 탄 음료를 마시게 한 뒤 낙태약을 강제로 투여한 혐의로 피소됐다.

소장에 따르면 서씨는 2020년 10월 미국 뉴욕주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 2학년 재학 당시 1학년이었던 A씨를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2022년 1월 A씨가 임신 사실을 알리자 서씨는 "낙태하지 않으면 자살하겠다"고 협박하며 임신 중절을 강요했다. A씨가 이를 거부하자 서씨는 A씨 명의로 한 온라인 약국에 가입해 낙태약을 처방받은 뒤 사관학교로 배송받았다. 친구를 통해 진정제도 구했다.

2022년 2월 4일 서씨는 A씨를 만나 진정제가 섞인 스무디를 건네며 "임산부용 단백질 셰이크"라고 소개했다. A씨가 음료 맛에 거부감을 보였지만, 서씨는 병을 A씨 입술에 대고 억지로 마시게 했다. A씨가 음료를 마신 뒤 의식을 잃자 서씨는 A씨의 생식기와 입에 낙태약을 밀어 넣었다. 깨어난 A씨가 입 안에 들어있던 약 두 알을 뱉어냈지만 서씨는 약을 빼앗아 다시 입에 넣으려 하며 "이거 먹어, 몸에 좋아"라고 말했다.

이후 서씨는 밤 11시쯤 A씨를 남겨둔 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오전 0시쯤 A씨는 심한 통증과 구토, 설사 증상으로 잠에서 깼다. 이어 심한 하혈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유산을 의심한 A씨는 서씨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서씨는 응답하지 않았다. 결국 A씨는 911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아이를 잃었다. 병원에서 유산 진단을 받고 소파술을 받았다.

A씨가 수술을 받게 되자 서씨는 온라인 약국 게시판에 "질 안에 남아있는 약을 제거하는 시술을 할 것 같다. 만약 남은 약을 발견하면 뭐라고 해야 하나. 내가 스스로 유도한 거라고 말해야 하겠나"라는 질문을 여러 차례 올렸다. 앞서 서씨는 "질 안에 알약을 넣으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라고 물었고, 알약을 삼키는 대신 부숴 물에 타 마실 수 있는지 질문하기도 했다.

이후 A씨는 서씨에게 유산 관련 서류를 보여주려 했지만, 서씨가 서류를 받아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주장했다.

A씨는 2022년 3월 서씨와 헤어진 뒤 같은 해 5월 웨스트포인트 육군 범죄수사대(CID)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수사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6월 재판에서 마샤 코헨 미 연방 검사보는 서씨가 웨스트포인트 수사관들에게 A씨의 유산은 사고사였으며 낙태약을 처방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형사 기소된 서씨는 지난해 6월 중범죄 폭행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으며 현재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서씨는 유죄를 인정하는 과정에서 "친구를 통해 진정제를 구했다"며 "여자친구의 의식을 잃게 한 뒤 낙태약을 투여하려는 의도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뉴욕주의 컬럼비아대학교. /사진=컬럼비아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A씨는 "끔찍한 경험으로 고통받아 왔다. 삶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바뀌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나 서씨는 이후 코넬대학교에 입학, 응급의학을 전공해 학사 학위를 받았다. 코넬 의과대학에서 잠시 근무하기도 했으며 현재 컬럼비아대학교 메일먼 공중보건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컬럼비아대 석사 첫 학기를 시작하기 전 기소된 서씨는 지난달 담당 판사에게 남은 학기를 마칠 수 있도록 선고를 2027년 1월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으며, 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주 이타카의 코넬대 캠퍼스의 학교명 표지석. /AP=뉴시스

A씨는 최근 코넬대 남학생 사교클럽 회원들의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한 학교 측의 부실한 대응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소송을 제기해 주목받고 있다.

코넬대는 서씨에 대해 "2023~2024학년도 편입생으로 입학 허가를 받을 당시 이전 재학 기관에서 징계 위반으로 적발된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며 "신청 당시 해당 학생이 재학했던 이전 학교에서는 학생의 학업 성적이 양호했으며, 편입할 자격이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A씨 측 변호인 러셀 콘블리스는 "상상할 수 없는 트라우마를 겪어야 했고 원했던 아이를 잃었지만, 서씨는 그 후 아이비리그 대학 두 곳에 진학했다"며 "우리는 그녀를 대신해 분노하며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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