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여로 살린 한양 골목길…공평도시유적전시관, 52만명 찾았다

공공기여로 살린 한양 골목길…공평도시유적전시관, 52만명 찾았다

이민하 기자
2026.08.3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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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도시유적전시관 내부 전경./사진제공=서울시
공평도시유적전시관 내부 전경./사진제공=서울시

서울 도심 개발 과정에서 발굴된 조선 한양의 흔적이 고스란히 시민 문화공간으로 되돌아왔다. 도심 개발사업자에게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대신 유적을 현장에 보존·공개한 전시관을 공공기여로 확보하면서다. 공평·인사도시유적전시관이 대표적이다. 2018년 먼저 문을 연 공평전시관에는 52만명 가까이 다녀갔다.

31일 서울역사박물관에 따르면 서울시는 도심 정비사업에서 확보한 공공기여 공간을 활용해 종로구에 공평도시유적전시관과 인사도시유적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공공기여는 개발사업에서 발생한 계획이익 일부를 공공시설이나 기반시설 형태로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제도다. 서울시가 2015년 수요·공급 통합관리를 도입한 이후 지난해 말까지 공급된 공공기여 시설은 124곳이다. 공공기여 범위도 주로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 조성에서 역사 문화시설로 확대됐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공평 제1·2·4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 과정에서 조성돼 2018년 9월 개관했다. 민간사업자가 센트로폴리스 지하 1층에 조성해 서울시에 기부채납한 3817㎡ 규모의 현장 박물관이다. 개관 이후 올해 8월까지 누적 방문객은 51만7000여명이다. 2015년 발굴조사에서는 조선 전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4개 문화층과 건물터 108개, 골목길 등이 확인됐다. 서울시는 16~17세기 문화층을 보존·복원하도록 건축계획을 바꾸고, 보존 면적에 따라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공평동 룰'을 처음 적용했다. 사업 용적률은 당초 999%에서 1199%로 높아졌다.

공평·인사도시유적전시관 비교1/그래픽=김현정
공평·인사도시유적전시관 비교1/그래픽=김현정

관람객은 유리 바닥과 관람로를 따라 당시 한양의 가옥과 이문안길·전동골목길을 살펴볼 수 있다.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사용된 42m 길이의 골목을 직접 걸을 수 있다. 시전·관청 주변 시설과 양반·서민의 주거 흔적까지 한 공간에 남아 있다. 기와 얹기와 석축 쌓기, 순라꾼 직업체험, 한복 포토존 등 어린이 체험공간도 운영한다.

지난 7월 문을 연 인사도시유적전시관도 공평 제15·16지구 정비사업에 같은 방식을 적용해 조성됐다. 조선 전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7개 문화층에서 건물지와 공동우물, 배수로 등이 발굴됐다. 서울시는 16세기 문화층을 중심으로 유적 2383㎡를 보존하고 'G1서울' 건물 지하 1층에 4810㎡ 규모의 전시관을 조성했다. 서울 도심 유적전시관 가운데 가장 크다. 유적전시관을 기부채납하면서 사업 용적률은 803%에서 1052%로 올라갔다.

관람 데크에서는 16세기 건물지와 길이 약 110m의 배수로, 옛길을 볼 수 있다. 출토 유물 523점도 공개됐다. 초주갑인자·을해자·을유자 등 금속활자 441점이 전시된다. 1437년 세종의 명으로 4대만 제작된 천문시계 '일성정시의'는 인사동 유적에서 처음 실물이 확인됐다. 해당 복원품과 자동 물시계 자격루의 부품인 '주전'도 전시한다. 종로의 변화를 다룬 미디어아트와 금속활자 체험도 마련됐다.

두 시설은 무료로 운영된다. 노후 도심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문화유산을 사업의 장애물로 처리하는 대신 건축물 내부에 보존하고, 공공기여 공간을 활용해 시민에게 되돌려 준 셈이다. 실제 관람객들은 도심 한복판에서 발굴 현장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한 이용자는 "현대적인 빌딩 지하에 조선시대 한양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고 말했다.

인사도시유적전시관 금속활자 등 유물 사진 /사진제공=서울시
인사도시유적전시관 금속활자 등 유물 사진 /사진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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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하 기자

서울시와 서울 자치구 및 산하기관, 행정안전부, 인사혁신처, 소방청 등을 출입합니다. 서울시 등 지자체와 중앙부처 정책사회 기사를 취재·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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