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주식 240% 유증에 SK디앤디 소액주주, 회사와 대립

상장주식 240% 유증에 SK디앤디 소액주주, 회사와 대립

성시호 기자
2026.07.3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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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유증 없으면 채무 불이행 위험"

SK디앤디 주가 추이/그래픽=윤선정
SK디앤디 주가 추이/그래픽=윤선정

SK디앤디(4,280원 ▲75 +1.78%)가 상장주식 수의 240%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소액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회사 측은 유동성 위기를 이유로 내세웠지만, 과거 자진 상장폐지를 시도했던 전례와 겹치면서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는 지난 29~30일 20시간에 걸쳐 SK디앤디 주주설문을 실시했다. 금융감독원에 유증 중점심사를 탄원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지분 4.05%(75만4510주)를 보유한 173명이 동의표를 던지자 액트는 탄원서 발송준비에 착수했다.

SK디앤디 지분은 79.36%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 산하 한앤코개발홀딩스에, 나머지 20.64%가 소액주주에 나뉜 구조다. 이날 오후 1시까지 액트에 누적된 주주들의 합산 지분율은 10.07%(187만4797주·646명)로 전체 소액주주 지분율의 절반에 가까워졌다.

액트가 전날 밤 10시 전자서명을 요청한 탄원서 위임서류엔 14시간 만에 지분 3.41%를 보유한 142명이 서명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상법상 임시 주주총회 소집청구 기준(지분 3%)을 상회하는 규모다. 소액주주들의 활동성이 뚜렷해지면서 유증은 험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상당수 소액주주들은 소액주주를 축출하기 위한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유증을 결정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한앤코개발홀딩스는 지난해 두 차례 SK디앤디 자진 상폐 목적 공개매수를 실시, 청약 미달로 자진 상폐 기준(지분 95% 이상 확보)을 맞추는 데 실패한 전례가 있다.

유증으로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아지고 주가가 하락하면 한앤코개발홀딩스 측이 재차 상폐 목적 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란 게 소액주주 측 예상이다. 이와 관련해 SK디앤디는 유증 증권신고서에 "한앤코개발홀딩스가 당분간 추가 공개매수를 통한 상폐를 추진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는 문구를 남겼다.

소액주주들은 탄원서에서 "최대주주 외 구주주가 전혀 유증에 청약하지 않을 경우 최대주주 지분율은 92.62%까지 상승한다"며 "과거 상폐 추진방침이 실제로 철회된 것인지, 신고서에 기재한 '당분간'의 기간과 조건은 무엇인지, 유증이 향후 상폐 재추진을 위한 지분율 확대와 관련된 것은 아닌지 명확히 공시하도록 (금감원이) 요구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유증 조달자금 용처에 대해선 "차환 여건이 악화했다는 일반적 설명을 넘어 실제 차환 협의대상, 제시받은 금리·담보조건과 차환이 성사하지 않은 이유를 구체적으로 공시하도록 요구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SK디앤디는 공모·사모 사채 발행에 난항을 겪어 최후 수단으로 유증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회사가 속한 'BBB-(부정적)' 신용등급 기업군에선 2024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공모사채 발행이 전무했다. 사모사채 역시 제이알글로벌리츠·중앙그룹 사태 여파로 투자자를 찾기 어려워 최대주주가 책임경영 차원에서 유증 형식으로 1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키로 했다고 SK디앤디는 설명했다.

SK디앤디는 지난 28일 장 종료 후 채무상환자금 1367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신주 4468만1000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방식 유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발행규모가 상장주식 수의 240.0%에 달하면서 나타난 주식가치 희석 우려는 이튿날 하한가 거래를 촉발했다.

유증 증권신고서가 다음달 7일 효력발생을 앞둔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금감원의 정정신고서 제출요구 가능성에 쏠린다. 올 들어 금감원이 충격성 유증에 잇따라 제동을 걸어서다. 대표 사례로 꼽히는 한화솔루션(25,500원 ▲2,000 +8.51%)은 세 차례 정정 끝에 유증 규모를 줄여 금감원 심사를 통과했다. 에코프로비엠(103,500원 ▲7,000 +7.25%)은 유증 규모를 유지하되 설명을 대폭 늘리는 방향으로 첫 정정신고서를 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SK디앤디는 "외부 변동성에 취약한 부동산 사업환경 속에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유증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 중 하나로, 이와 더불어 포트폴리오 조정과 비용구조 개편을 통해 기업·주주 가치를 높이고 책임감 있는 경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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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호 기자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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