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품은 글로벌 제약사, 무기는 데이터…'K바이오' 승부수는 대학·병원

AI 품은 글로벌 제약사, 무기는 데이터…'K바이오' 승부수는 대학·병원

김선아 기자
2026.06.0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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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 'AX' 가속화…핵심은 수십 년간 축적된 데이터와 AI 결합
韓, AI 학습시킬 신약개발 데이터 한계…"대학·병원 데이터 활용 필요"

올해 글로벌 제약사의 AI 신약개발 신규 협력 사례/그래픽=윤선정
올해 글로벌 제약사의 AI 신약개발 신규 협력 사례/그래픽=윤선정

글로벌 제약사들이 수십 년간 축적한 임상·연구개발(R&D) 데이터를 무기로 인공지능 전환(AX)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독자적인 데이터 자산에 한계가 있는 만큼 글로벌 AI(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에서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 소규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대학과 병원을 산업계와 연결해 AI를 차별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앨나일람 파마슈티컬스는 지난 3일(현지시간) 인셉티브 뉴클레익스(이하 인셉티브)와 최대 20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전략적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앨나일람은 리보핵산 간섭(RNAi) 치료제 시장의 선두주자로, 20년 이상 축적된 자체 데이터와 인셉티브의 생성형 AI 모델을 통합해 RNAi 치료제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확장할 계획이다.

인셉티브는 생물학적 패턴을 학습하는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통해 대규모 데이터 세트 없이도 siRNA 분자를 설계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새로운 타깃에 대해서도 어떤 siRNA 서열과 화학적 변형이 효과적일지 빠르게 유추할 수 있어 후보물질 발굴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양사는 이미 공동 탐색 연구에서 몇 주 만에 인셉티브 파운데이션 모델의 성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신약 연구개발을 포함한 전체 워크 플로우에 AI를 도입하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AI 에이전트'로 이뤄진 팀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지난 1월 일라이 릴리는 엔비디아와 AI 공동 이노베이션 랩 설립 계획을 발표했으며, 노보 노디스크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각각 오픈 AI와 앤트로픽의 생성형 AI를 전사에 도입했다. 이들의 AX 전략의 핵심은 각 제약사가 수십 년간 축적해온 내부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키는 것이다. 성공 여부와 상관 없이 그동안 수행한 글로벌 임상 데이터와 내부 실험 데이터를 모두 학습시켜 AI 성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AI를 학습시킬 데이터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서울은 2024년 기준 전 세계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 도시 점유율에서 2위를 차지했으나, 제약사 주도 임상 데이터는 대부분 비공개된 상태로 제약사에 회수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개발 경험 자체가 부족한 만큼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데이터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실패 데이터의 경우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재호 연세대학교 융합과학기술원장(양자사업단장)은 "신약 개발에서 AI를 활용한다면 어떤 질병과 타깃, 화합물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로 AI를 최종적으로 파인 튜닝해줘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AI가 문제가 아니라 AI를 학습시킬 데이터를 만들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차별화하려면 대학의 실험실 데이터, 병원의 연구자 주도 임상(ITT) 데이터처럼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데이터로 훈련시킨 AI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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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바이오부 김선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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