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증시가 지난주 유가 및 국채수익률 상승에 따른 압박으로 하락한 가운데 이번주에는 금리 결정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
지난 8월 인플레이션 지표에서 진전이 없었던 만큼 시장은 오는 15~16일 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유가는 지난주 미국과 이란의 계속되는 교전 속에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의 벤치마크 국채 금리인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며 4.9%를 넘어서 투자 심리상 중요한 5%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지난주 다우존스지수는 1.6% 하락하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8%와 0.7% 내려갔다.
흥미로운 점은 지난주 금요일(11일) 거래였다. 이날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 물가지수(CPI)의 지난 8월 데이터는 전월비 0.3% 올라 시장 예상치 0.2% 상승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근원 CPI의 전년비 상승률은 2.4%, 헤드라인 CPI의 전월비와 전년비 상승률은 각각 0.4%와 3.4%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으나 역시 전월 대비 하향 진전은 없었다.
이 결과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이번주 FOMC에서 금리 인상 전망은 CPI 발표 전 72.4%에서 후 86.5%로 높아졌다. 그럼에도 미국 증시는 이날 1% 가까운 강세로 마감했다. 이에 대해 배런스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결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미국 국채수익률은 CPI 발표 직후 금리 인상 우려에 상승하다 숨고르기에 들어가며 안정됐다.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날 4.992%까지 치솟았다가 4.978%로 마감했고 30년물 국채수익률은 5.386%까지 올라 2004년 6월 이후 22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뒤 5.357%로 내려왔다. 이는 현재의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는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상을 크게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 가벨리 그로스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존 벨튼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우려스러운 인플레이션 데이터 앞에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면 스스로 신뢰를 잃게 되는 입지를 구축해 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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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앞으로 몇 차례의 FOMC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계속될 경우 연준이 이에 맞서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금리를 인상하느냐, 동결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다는) 신뢰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금리가 2번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약 50% 반영돼 있지만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가 탄탄한 가운데 AI(인공지능) 관련주의 밸류에이션이 크게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란 점을 감안하면 증시가 강세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닛셰어즈의 최고경영자(CEO)인 윌 라인드도 배런스에 "거시 경제적 요인으로 매도세가 나오는 상황을 여러 차례 봤지만 투자자들이 증시 하락 때 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대개는 시장에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시장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강하다"며 "최소한 기업들의 실적, 특히 기술기업들의 실적은 강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하향 안정되는 조짐이 나타나지 않아 연준이 여러 차례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2022년처럼 끈질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 속에 긴축이 계속되며 증시가 약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중기적으로 증시의 큰 방향은 인플레이션이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FOMC 결과는 오는 16일 오후 2시(한국시간 17일 오전 3시)에 발표된다. 이 때는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를 포함해 경제전망요약(SEP)도 함께 공개된다. 워시 의장이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 함구하고 있어 답답함을 느꼈던 투자자들로선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이날 오후 2시30분에는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이 이어진다.
이외에 이번주에는 장기 국채수익률 추이와 관련해 오는 15일로 예정된 20년물 국채 입찰이 주목된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오는 16일 소매판매 발표도 관심을 끈다. 이번주에는 주목할 만한 기업들의 실적 공시는 예정돼 있지 않다.